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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해석과 합리적 개념화

by 리뷰하는 김과장 2021. 11. 24.

 

메타버스 해석과 합리적 개념화 요약

 

 

개념 정리도 되지 않은 채, 언론과 업계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 1992)’에서 용어가 처음 사용된 이래로, 미국의 미래가속화연구재단(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 ASF)이 2007년 메타버스 개념을 처음 정리했지만 이후 메타버스는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20년 가을 엔비디아(NVIDIA)가 실시간 3D 시각화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소개하며 제2의 인터넷으로 메타버스를 설명하고, 로블록스(Roblox)가 기업공개(IPO)를 하며 자사의 서비스를 메타버스로 설명하면서,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세상으로 인식하게 됐다. 이 연구는 어느새 미디어와 콘텐츠를 넘어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그려지는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정리하고, 메타버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고자 한다. 메타버스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 ASF가 제안한 두 개의 축과 네 개의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가상세계, 거울세계, 증강현실, 라이프로깅의 의미를 다양한 연구를 통해 연구를 통해 정리한 후에, 메타버스 설명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으로 인간 중심, 사용자 중심의 메타버스 정의로 인간 커뮤니케이션, 현실, 비현실 경험, 그리고 확장현실을 제안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재개념화를 시도했다.

 

메타버스 해석과 합리적 개념화 서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는 것은,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즉 DNA다. DNA에서도 네트워크는 인프 라 중 인프라로 가장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5G는 빠르 게(초고속), 실시간(초저지연)으로 대용량 데이터와 모든 사물을 연결(초연결)시키는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 로,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스마트시티, 자율자동차, 가상 현실 등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의 혁신 기술은 모두 5G 를 전제로 한다(Chung, 2018). 3G로 인해 스마트폰이 가능해졌고, 4G로 인해 유튜브와 같은 OTT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처럼, 5G 역시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무선 네트워크가 5G로 발전한다는 것은 인터넷이 발 생시킨 혁명에 비견할 수 있다. 인터넷이 시간과 공간 을 초월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했다면, 5G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넘어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을 가능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연결' 의 시대를 넘어 ‘초연결(Hyperconnectivity)'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러한 초연결이 만들어낼 하나의 현상이 2021년에 화려하게 등장한 메타버스(Metaverse)다. 이제까지 영 화나 상상의 영역에서 존재했던, 현실과 가상을 초월하 는 세계가 만들어진 계기가 된 것도 바로 5G 네트워크 의 확산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동안 가상현실, 혼합현실 등 개별적인 기술 진보로 설명된 특정 산업이 아닌, 인 간이 사는 하나의 세계를 현실세계뿐만 아니라 가상세 계로 확장하는데 5G는 인프라의 역할을 하게 된다. 5G 상용화에 따른 킬러콘텐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역시 실감 미디어(Immersive Media)다. 실감 미디 어란 말 그대로 실제로 체험하는 느낌을 주는 미디어, 즉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 실제로 느껴지는 것 같은 경험 을 할 수 있는 미디어를 말한다. 실제로는 스마트폰이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ead-Mounted Display: HMD) 와 같은 미디어를 사용하지만 마치 그냥 현실에서 느끼는 것처럼,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사용자가 진짜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환경이라 하 더라도 진짜라고 느낄 수 있어야 실감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정말 실감 미디어일까? 메타 버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거론되는 제페토(Zepeto)나 로블록스(Roblox),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는 정말 실감 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 개념도 정리되지 않은 채, 언론과 업계에서는 메 타버스에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 메타버스의 개념을 정리한 시도가 2008년에 있었지만 (Han, 2008; Seo, 2008), 이 연구를 제외하고는 메타 버스의 개념적 정의조차 시도한 연구를 찾아보기 힘들 다. 그 정의조차 모호한 채, 다양한 사례에 무분별하게 적용되는 메타버스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이 연구는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정리하고, 메타버스의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고자 한다.

 

 

 

메타버스, 소설이 과학이 될 것인가?

 

2020년부터 갑자기 메타버스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 다. 방탄소년단(BTS)은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에서 ' 다이너마이트' 안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블랙핑크 는 제페토에서 '아이스크림' 3D 아바타 안무 영상을 공 개했다. 그들의 버추얼 팬 사인회는 4,600만 명을 모으 는 기염을 토했다. 언론은 이러한 모든 활동을 메타버 스에서 벌어진 활동으로 이야기하며 새로운 공간의 탄 생을 떠들썩하게 알렸다. 그전에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이란 용어를 쓰더니, 언젠가부터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실감 미 디어와 실감 콘텐츠의 시대라는 표현도 썼지만, 메타버 스는 더욱 포괄적 개념으로 언급되고 있다. 용어는 특정 대상의 개념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지만, 저마다 다른 정의를 내리기에 더 헛갈리게 하기도 한다.

 

갑자기 메타버스란 용어가 광풍처럼 휘몰아친 배 경부터 알아보자.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NVIDIA)의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자사의 실시간 3D 시각화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소개하 면서 메타버스를 미래의 인터넷으로 거론했고(NVIDIA, 2021), 때마침 로블록스라고 하는 가상의 게임 플랫 폼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비슷한 시기에 했는데, 이 때 메타버스란 용어를 사용했다(Roblox Corporation, 2020). 모두 2020년 가을에 있었던 일이다. 사실 메타버스는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에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라는 공상과 학 소설에서 처음 사용했다(Stephenson, 1993). 이 책에서 그가 언급한 메타버스의 정의는 간단히 말해 서 가상의 세계였다. 그러나 2020년 이후의 메타버스 는 가상현실을 대체한 새로운 세계로 정의되기 시작하 며, 갑자기 큰 유행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 되었다. 용 어는 그저 스쳐 가는 유행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그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인공지능의 적용으로 온라 인 공간이 인간의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 기 때문이다.

 

 

ASF, 메타버스 개념을 구축하다

 

메타버스에 대해 가장 세밀하면서도 학술적 접근을 취한 연구는 2007년에 소개된 미국미래가속화연구재 단(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 ASF)의 보고서 다(Smart, et al., 2007). ASF는 인터넷의 미래를 연구 하는 메타버스로드맵(MetaVerse Roadmap: MVR)이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특히 가상 화(Virtualization)와 3D 기술에 중심을 두어 2017년 에서 2025년까지 발생할 미래에 대해 예측을 하며, 새 로운 사회적 공간으로 메타버스를 제안했다. 비록 메타버스란 용어는 Stephenson의 책에서 인 용했지만, 그 정의는 몰입 가능한 3D 가상세계뿐만 아 니라, 가상환경을 구성하고 상호작용하는 모든 것을 포 함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이 연구에서도 메타버스는 정 의하기 어려운 용어라는 설명으로 시작하지만, 가상화 와 3D를 두 개의 핵심어로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메 타버스를 가상으로 강화/확장된 현실세계(Virtually enhanced physical reality)와 현실처럼 지속하는/영 구화된 가상공간(Physically persistent virtual space) 의 융복합된 공간으로 정의한다. 가상으로 강화되거나 확장된 물리 세계는 일종의 혼합현실(Mixed Reality)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에서 가상성을 더함으로써 더욱 실감 나는 경 험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에 관한 하나의 예는 <그림 1> 과 같은 헤드업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HUD) 를 들 수 있다. 운전자가 보는 전면부 유리 아래쪽에 네 비게이션이나 속도 등 원하는 정보를 띄워 놓음으로써 운전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 세계에 서는 볼 수 없는 정보지만, HUD로 제공되는 가상의 정 보를 확인함으로써 현실적 경험을 증폭하는 것이다. 현실처럼 지속하거나 영구화된 가상공간은 아직은 구체적인 사례로 제안할 만큼 성공 사례가 존재하지 않 는다. 메타버스의 장점을 이러한 특징으로 주로 소구하 고는 있지만, 일종의 잠재적 능력으로 미래에 구현될 것 이라는 막연한 추측 또는 소망을 담고 있어서 아직은 현 실성이 떨어진다. 우리가 사는 삶의 공간이 가상공간까 지 확장되어,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험을 가정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경험을 하기까지 얼 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래서 현재 소개되는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과 예측 등이 소설이나 영화처럼비현실적으로 그려지는지 모르겠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정의는 매우 넓은, 단일한 개념으 로 설명할 수 없는 개념적 모호함을 내포하고 있다. 보 고서에서는 우리의 삶과 함께하고, 우리가 사는 환경에 녹아드는 다양한 개념으로 정의하는데, 무엇보다도 3D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3D 기술 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해서 그랬겠지만, 2D 기반 웹 환 경을 뛰어넘어, 2D와 3D 환경이 각각의 장점이 있고 혼재하는 공간으로 메타버스를 설명하고 있다. 요약하 면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 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연결고리이자 교차점이 고, 가상공간과 현실세계가 결합하고, 융합하며, 상호작 용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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